NYT "하루 수천발 폭격…포탄 낭비로 봄 반격 지장 초래 우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우크라이나 군이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를 사수하기 위해 하루에 수 천개의 포탄을 퍼붓고 있다.
필사의 항전을 위한 불가피한 카드라지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은 자칫 탄약 부족이 봄 반격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최근 그치지 않는 폭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시기에 탄약을 낭비하는 것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에서 싸우는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우리는 박격포용 포탄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속한 부대에 포탄이 재보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무트 전투에 나선 한 여단의 사령관은 페이스북에 포탄 부족이 심각하다며 자신의 부대가 러시아 T-90 탱크를 무력화 시키고도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공격을 마무리할 포격을 금지당했다고 토로했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바흐무트 포격 기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다가오는 봄에 준비 중인 공세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봄 공세로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 반격을 지원하기 위해 포탄과 로켓을 수 천개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를 '최후의 노력'이라고 칭했다.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의 포격 기세를 따라갈 만큼의 탄약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방은 무기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현 우크라이나 수요에 공급량을 맞추려면 수개월이 걸리는 실정이다.
미국은 한 달에 약 9만개의 포탄을 생산하기를 희망하나 실제로는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약 100만개의 포탄을 제조하고 구매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문제다.
우크라이나는 올봄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영토를 되찾을 절호의 기회 속에서도 계속되는 탄약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 4대를 지원하는 등 전투기 지원에 나섰지만, NYT는 이번 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무기는 곡사포, 박격포 등 포탄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강력한 대공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많은 전투가 땅 위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지원국들로부터 수 백대의 탱크와 장갑차를 제공받고 있다. 이는 전쟁에 큰 도움이 되지만 충분한 탄약 공급이 없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상자가 너무 많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요소다. 우크라이나 군 지휘부가 바흐무트 전투에 부대를 추가로 보낼지, 아니면 그 부대를 봄 공세에 투입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바흐무트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바흐무트는 작은 도시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도시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에 중요한 가치가 있다.
미국 정부는 일단 현재는 바흐무트 전투가 우크라이나의 탄약 상황과 군대를 약화해 봄 반격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NYT는 전투가 길어질수록 상황이 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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