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선물 100여점 신고누락…아베 선물 골프채 사라져

입력 2023-03-18 04:47  

트럼프, 외국선물 100여점 신고누락…아베 선물 골프채 사라져
하원 조사위 보고서…중국 포함 사우디·인도 선물도 다수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100점 이상의 선물을 외국으로부터 받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물한 골프채를 포함해 2점은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시절 작성된 하원 감독위원회 보고서를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재임 시절 해외 각국에서 30만달러(약 3억9천만원) 상당 100여점의 선물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아 법규를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선물 5점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16점(4만8천달러 상당), 인도 17점(약 1만7천달러) 등 미국과 동맹이 아니거나 복잡한 관계인 나라의 선물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선물들은 국가 기록물 보관소나 연방 정부에서 회수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선거 직전 엘살바도르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실물 크기 초상화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물한 7천달러 상당의 골프클럽은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미국을 방문해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금색 '혼마' 골프채를 선물한 것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수 차례 골프 라운딩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외국 정상과 주고받은 편지를 비롯해 다수의 기밀문서를 플로리다 자택으로 빼돌려 지난해 사법당국으로부터 전임 대통령으로선 초유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자신의 것이며 연방 정부에 속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통상 백악관은 대통령 가족에게 오는 모든 국내외 선물 목록을 기록한다. 만약 공직자가 해당 선물을 보유하기를 원한다면 법에 따라 총액을 모두 지불하면 된다.
1966년 제정된 외국 선물 및 훈장법에 따르면 미국의 공직자가 외국의 단체로부터 415달러 이상의 선물을 받았을 경우 이를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회수되지 않은 두 점의 선물 가운데 엘살바도르로부터 받은 실물 크기 초상화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자택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고 WP는 전했다.
아베 전 총리의 골프 클럽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법으로 정한 금액을 넘어서는 선물을 받은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이를 고의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받은 선물 가운데 어떤 것도 개인적인 보관을 위해 구매하지 않았지만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딸 이방카는 지불을 마치고 일부 선물을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멜라니아 여사는 체코에서 선물 받은 470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비공개로 보유하고자 했다.
이방카는 세바스티안 쿠르츠 전 오스트리아 총리가 2019년 선물한 1천200달러 상당의 테디베어를 포함해 몇몇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보고됐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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