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방국가,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에 '경계의 시선'

입력 2023-03-18 10:19  

미국·서방국가,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에 '경계의 시선'
"러시아군 철수 없이는 평화 없다"…시진핑 중재에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다음 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에 대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전 휴전을 촉구하면서 중재자 역을 자임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휴전과 평화회담을 요구하는 중국 입장에 반대하면서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7일(현지시간) "우린 지금 당장 휴전하자는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에 이익이 될 뿐인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할 것으로 보이는 휴전 요구를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금 휴전하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며 "그럴 경우 러시아는 휴전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고 군대를 재정비해서 그들이 선택한 시기에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커비 조정관의 발언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상당 부분을 점령 중인 상황에서 휴전하면 이를 용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고, 러시아군이 휴전 기간 전열을 정비한 뒤 우크라이나 재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미국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또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자결에 근거하지 않은 회담은 결코 평화회담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SCMP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우리는 전에도 그렇게 했지만, 중국에 대해 푸틴의 군대 철수를 요구하는 세계 다른 나라들에 동참할 것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총리 대변인은 또 "만일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 회복에 진정한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중국 유럽연합(EU) 대사도 중국 외교부로부터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 없이는 어떤 평화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 유럽연합 관리는 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17일 시 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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