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수출 비중, 관계악화 전보다 0.4%p 하락한 상태
"관계개선 시 철강·석유제품·가전 등 산업 수혜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국의 대일(對日) 수출구조가 한일 관계 악화 이전 수준으로 복원될 경우 국내 연간 수출액이 26억9천만달러(약 3조5천억원)가량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이런 내용 등이 담긴 '한일 관계 개선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SG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를 기록했다.
일본과 관계가 악화하기 전인 2017∼2018년 평균(4.9%)보다 0.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SGI는 수출구조가 2017∼2018년 수준으로 돌아간다면 국내 수출액은 약 26억9천만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SGI는 이어 "산업연관분석을 활용해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 증가가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 보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국내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대일 수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철강, 석유제품, 가전, 차 부품 등이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영향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강 산업의 대일 수출 비중은 2017∼2018년 평균 11.7%에서 지난해 10.4%로 1.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은 1.8%포인트(10.0%→8.2%), 가전은 1.3%포인트(7.7%→6.4%), 차 부품은 1.8%포인트(4.0%→2.2%) 하락했다.
SGI는 한일 양국 간 관계 개선이 일본 경제 회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은 저성장 탈출을 위해 엔저를 통한 수출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한국은 중국, 미국에 이어 일본의 3대 수출시장이다.
국내 기업의 일본 내 투자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 금액은 한일 관계 악화 이전인 2018년 13억2천만달러에서 지난해 9억9천만달러로 줄었다.
SGI는 "한일 관계 개선은 양국 경제 모두에 도움을 준다"며 "한일 관계 정상화 이후 교역 및 투자 측면에서 효과 극대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미중 패권 경쟁에 끼인 국내 기업들은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지속가능한 수출시장 확보 등이 중요하다"며 "한일 관계 개선을 맞아 메모리반도체에 강점을 갖춘 한국과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에서 경쟁력 갖춘 일본이 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GI는 또 양국 간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가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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