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군용기 32대, 군함 8척 대만 인근서 무력 시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이 최근 몇년간 대만을 겨냥한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늘렸으며 내년 대만 총통·입법원(의회) 선거에 개입하려 할 것이라고 대만 안보 책임자가 밝혔다.
19일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구리슝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은 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경고하며 중국 공산당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지전은 가짜 뉴스 등으로 정부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고 민간과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민심을 교란해 적을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앞서 대만 국방부는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무렵 8일간 중국 공산당이 대만에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려는 시도를 272회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중국의 가짜 뉴스는 ▲군인과 민간인의 사기 저하(130건) ▲무력 통일 분위기 조성(91건) ▲대만 정부의 권위 공격(51건)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대만은 내년 1월 총통 선거와 입법원 선거를 동시에 치른다.
구 비서장은 지난 2일 스웨덴 예텐보리대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텐보리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72%, 약 57억명이 권위주의 통치 아래 살고 있고, 지난해 세계인들이 평균적으로 누린 민주주의 수준은 1986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적 자유에서 대만은 세계 30위, 아시아 3위를 차지했지만 제1 도련선(島?線·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해협)에 속해있고 미중 간 지정학적 대립의 중심에 놓여있는 까닭에 대만의 민주적 생활 방식은 대단히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 해협과 주변 긴장 고조는 세계에 경고가 돼야 한다"며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평화로운 부상'을 유지하리라 오랜 기간 희망해온 나라들이 점점 더 위협을 인식하고 있고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과 관련해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 비서장은 "대만의 주요 목표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어렵게 얻은 민주적 생활 방식을 지키며 대만의 미래는 대만인들이 결정한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대만은 국제 공조를 심화하고 민주적 동맹과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태생적으로 독재 국가들의 조작에 취약할지라도 대만인들이 뭉치는 한 민주주의는 우리나라의 방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중국 군용기 6대와 군함 4척이 대만 인근에서 포착돼 대응했다고 밝혔다.
또 앞서 전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에는 중국 군용기 26대와 군함 4척이 대만 인근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거의 매일 대만 주변에서 무력 시위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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