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회장 29억4천여만원·삼성카드 대표이사 18억여원
금융당국, 카드·보험 '임원 성과급 체계' 점검해 자제 압박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보험회사와 카드회사 임직원의 '성과급 잔치'가 논란이 된 가운데 이들 업체 최고경영자의 연봉이 최대 3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회사 임원진의 연봉은 정몽윤 현대해상[001450] 회장이 29억4천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홍원학 삼성화재[000810] 대표이사가 17억6천400만원, 전용묵 삼성생명[032830] 대표이사가 15억9천600만원,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이 12억400만원, 여승주 한화생명[088350] 대표이사가 11억6천만원, 김정남 DB손해보험[005830] 대표이사가 10억9천800만원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보험사의 실적이 좋았던 만큼 이들 임원의 연봉에 거액의 상여금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정몽윤 회장의 연봉 29억4천300만원에는 상여금이 무려 20억3천800만원이나 포함됐다. 홍원학 대표이사의 연봉에는 상여금 9억4천600만원, 전용묵 대표이사의 연봉에는 6억1천만원, 조용일 사장의 연봉에는 8억1천300만원, 김정남 대표이사의 연봉에는 5억9천만원이 반영됐다.
지난해 보험회사의 이사·감사의 1인당 평균 연봉만 따지면 현대해상이 7억6천100만원으로 1위였으며 삼성화재(5억1천400만원), 삼성생명(4억9천800만원), DB손해보험(3억3천만원), 한화생명(3억2천900만원) 순이었다.
카드회사의 경우 지난해 임원진 연봉은 김대환 삼성카드[029780] 대표이사가 상여금 10억1천500만원을 포함해 연봉 18억600만원으로 최다였으며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가 연봉 12억1천700만원(상여금 6억1천7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이사·감사의 1인당 평균 연봉은 삼성카드가 6억2천1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카드가 2억4천400만원, 우리카드가 1억4천900만원, 국민카드가 1억4천700만원이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를 대상으로 임원의 성과 보수 체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점검을 벌였으며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 금융회사에 과도한 성과급 지급 자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월 말에 임직원들에게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생명의 성과급은 연봉의 23%였다.
DB손해보험도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60% 내외를 성과급으로 정한 바 있다.
카드회사의 경우 삼성카드가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신한카드 등 카드사들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성과급을 배정했다.
한편,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는 올해는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좋지 않고 금융당국의 강력한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라 성과급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이번에 임원의 성과급 체계 자료를 제출하라고 해서 긴장했다"면서 "아무래도 올해는 실적이 전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금융당국의 분위기를 고려해 성과급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카드회사 관계자는 "카드업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업황이 꺾여서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면서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많이 영업이 위축될 것으로 보여 성과급 또한 올해처럼 받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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