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치 수정 요구…작년 2만1천대 팔았는데 올해는 3만3천대 할당
가격 내려도 브랜드 이미지 저하·AS 부실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
아우디 "이미 월별 판매목표 하향 조정…판매 물량 강요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아우디코리아가 시장 동향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판매 목표를 세워 무리한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아우 국내 딜러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딜러사들은 아우디코리아가 설정한 판매 목표를 채우려면 과당경쟁이 불가피하고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목표 수정을 요구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국내 판매 목표 대수를 약 3만3천대로 정하고, 이를 국내 딜러사 10곳에 할당했다.
작년 아우디코리아는 국내에서 2만1천대를 판매했는데 이보다 1만대 이상 많은 목표치다.
딜러사들은 제한적인 수입차 시장과 올해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하면 3만3천대는 비현실적인 판매 목표라고 주장했다.
딜러사 10곳 중 8곳은 딜러협의회를 구성해 아우디코리아에 집단 대응하기로 했다.
딜러협의회는 최근 아우디코리아에 공문을 보내 경기가 어렵고 1~2월 누적 적자가 심해져 목표 달성이 어려우니 목표치를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딜러사들은 아우디코리아가 제시한 판매 목표를 달성하면 '타깃 보너스'를 받는다. 타깃 보너스를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딜러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2월에는 타깃 보너스를 받기 위해 공격적인 차량 판매까지 했지만, 딜러사의 적자 규모 합계가 9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딜러협의회는 딜러사 간 '치킨게임'이 이어지면 결국 재무적으로 탄탄하지 못한 딜러사들이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딜러협의회에 참여하지 않은 딜러사 2곳인 코오롱과 도이치 모터스가 아우디코리아가 제시한 목표 달성을 위해 할인 프로모션 등을 이어간다면 나머지 8곳의 딜러사도 비슷한 차량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딜러사 간 가격 경쟁에 따라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잦은 가격 변동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저하 등의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판매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시기별 차량 할인 폭이 차이 나고, 과당경쟁으로 일부 딜러사들이 사업을 중단하면 소수의 딜러사만 남게 돼 에프터서비스(AS)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관성 없는 할인 정책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믿고 산 고객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줄 수 있다"며 "딜러사들이 적절한 마진을 두고 판매할 수 있도록 아우디코리아가 조율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이미 지난달과 이달에 딜러사별로 월별 판매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판매 목표는 딜러사와 협의해 정하기 때문에 강요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딜러사에 주어지는 페널티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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