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정상회의 주최…"푸틴 참석시 난처한 입장 가능성"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올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신흥 경제 5개국) 의장국으로 오는 8월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러시아 정상으로서 이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이 문제에 관해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정부로서 법적 의무를 인식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정상회담이 열릴 때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8월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례에 비춰볼 때 참석할 공산이 커 보인다. 그는 남아공에서 열린 2013년과 2018년 브릭스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그러나 올해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아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 적 없는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남아공 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남아공은 ICC 설립 협정인 로마 규정 당사국으로 ICC의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유지되던 옛 소련 시절부터 현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지원했던 러시아와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 채택에 기권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궤니아 대변인은 "ICC가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는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분쟁이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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