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90.9…1년만에 상승세 전환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국내 기업의 수출 부진이 올해 2분기(4∼6월)에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반도체 수출 전망은 여전히 어둡지만 선박과 플라스틱, 자동차는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분기(81.8)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90.9로 조사됐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기업들이 다음 분기의 수출 경기가 직전 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작년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 1천2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BSI가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작년 3분기 이후 1년(4개 분기) 만이다.
무협은 2분기 EBSI가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어 2분기 수출도 1분기보다는 부진할 전망이지만, 수출 악화의 정도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EBSI는 작년 2분기에 2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다섯 분기 연속 기준선 밑에 머물고 있다.
품목별로는 선박(146.5)과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125.8), 석유제품(102.1), 가전(101.0), 자동차·자동차부품(100.9)이 100을 넘어서면서 전 분기보다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반도체는 수출 단가 하락세와 미중 갈등 심화로 전체 품목 중 가장 낮은 52.0을 기록했다.
전기·전자(84.7)도 IT 품목 수요 감소로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고, 농수산물(86.7)도 100 아래에 머물렀다.
경기 전망에 대한 EBSI를 살펴보면 수출 대상국 경기가 79.8, 국제 수급은 83.0, 자금사정은 85.3으로 모두 기준선 아래를 기록해 2분기에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22.7%)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6.1%),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2.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전 조사와 비교하면 개발도상국의 시장 잠식, 선진국과의 경쟁 심화, 바이어의 수입선 전환을 꼽은 기업들이 늘어나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꽃별 무협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원가 부담과 경기 침체 우려에도 3분기만에 EBSI 지수가 90을 웃돈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여전히 자금난과 통상 마찰 우려, 채산성 악화에 대한 기업의 고민이 깊은 만큼 금리 부담 완화, 신용보증 확대 등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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