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창피주려는 목적 아냐"…"중러와 대립중 동맹국 자극 안하려 조심"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미국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에는 적대국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나 인도 등 동맹국 인권 침해 행위도 자세히 적시됐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정당한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는 당국의 살해 행위, 강제 실종, 표현의 자유 제약 등 특별히 많은 인권 침해 행위가 지적됐다.
보고서는 중동 지역의 또 다른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해서도 동성애 형사 처벌, 묵언 구류 등 광범위한 내용을 제시했다.
또 인도에 대해서는 종교적 소수자에 가해지는 폭력과 위협, 임의 체포,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수형 시설 상태를 적시했고 이집트는 강제 실종, 고문, 언론 자유 제약 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보고서의 목적은 창피를 주거나 설교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중국과 러시아와 대립하는 상황에서 동맹국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WSJ은 전했다.
이 매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주의 증진을 강조하지만, 전략적인 이익이 걸린 나라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는 점을 짚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첩보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와 관계를 이어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 국가를 규합해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겠다는 취지로 2021년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는 당시 국무부의 인권 보고서에서 중대한 인권 문제가 지적된 필리핀과 파키스탄이 초대됐다.
미 국무부의 국가별 인권보고서는 인권 증진을 위해 매년 발간하는 연례 보고서로, 올해는 198개 국가 및 지역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이나 이란 정부의 폭력적인 시위대 진압,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 상황 후퇴 등에 대한 지적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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