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10년만에 中판매량 감소…혼다·닛산 2년간 감소 추세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일본 자동차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제대로 적응 못 해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생산량 세계 1위를 수년간 유지했던 도요타는 지난해 중국 시장 판매량이 감소했으며 이는 10년 만에 처음이다. 혼다와 닛산도 최근 2년간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등에서의 코로나19 방역 차원의 도시 봉쇄와 공급망 훼손에 따른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로 일본 차 판매가 줄기도 했으나, 전기차의 시장 잠식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공안부 교통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신규 등록된 차량 2천232만대 가운데 23%인 535만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신에너지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였다.
중국 당국이 2017년부터 신에너지차 산업 지원 정책과 함께 소비 보조금을 주면서 중국에서 전기차 붐이 일었다.
상하이에 2020년 공장 설립 후 생산을 개시한 미국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주자다. 이어 중국 토종 비야디(比亞迪·BYD)가 선두를 바짝 쫓는다. 폭스바겐 AG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스타트업 삼총사로 불리는 웨이라이(蔚來·니오)·샤오펑(小鵬·엑스펑)·리샹(理想·리오토)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0위 내에 일본 기업은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상하이의 컨설팅회사 오토포사이트의 임원인 예일 장은 "일본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전략에 보수적이고 우유부단한 접근을 지속한다면 실패는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테슬라가 고가 전기차를 장악하고 중국 토종 기업들이 중저가 전기차로 승부를 걸면서 일본 자동차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진다고 분석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피치 레이팅스의 양 징 중국기업리서치 이사는 "중국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 시점이 빨라 일본 기업들이 당황해하는 것 같다"며 "일본 기업들은 더 위협을 느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의 추이둥수 사무총장은 "중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성장 여지가 아직 있다"면서 "좀 더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런데도 일본 닛산 자동차는 중국 내 전기차 판매율 목표를 2026년 40%에서 35%로 낮췄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에 소극적인 이유는 중국 기업들보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 모두 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의 경우 중국의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세계 점유율 1위이고, 중국 최대 토종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는 CATL을 바짝 추격하는 배터리 생산기업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고가 또는 중저가 시장에서 모두 두각을 보인다.
혼다자동차의 대변인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배터리와 여타 부품 조달과 관련해 일본 차 기업들보다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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