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극심한 갱단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으면서 올해에만 53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유엔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마르타 우르타도 대변인은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이티 내 갱단 간 충돌은 갈수록 빈번하고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531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했으며 277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우르타도 대변인은 "피해자 대부분은 집이나 거리에서 무차별적으로 발사된 총을 맞아 숨지거나 다쳤다"면서 "교사와 학생이 유탄에 맞기도 하고 극심한 폭력 사태 속에 문을 닫은 학교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극심한 혼란이 이어져 왔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 심각한 연료 부족, 치솟는 물가, 콜레라 창궐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관 출신 지미 셰리지에가 이끄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일대의 갱단 연합체인 'G9'이 치안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G9은 아이티 석유 저장량 중 70%가 보관된 바로(Varreux) 유류 터미널을 장악해 연료난을 더욱 부추겼다.
아이티의 치안 행정력만으로는 갱단 폭력 사태를 진압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화유지군 등 집행력을 갖춘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유엔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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