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빈방문 시진핑 숙소는 모스크바 외곽 '中소유' 호텔

입력 2023-03-22 18:43   수정 2023-03-22 18:51

러 국빈방문 시진핑 숙소는 모스크바 외곽 '中소유' 호텔
WP "러, 의전 위해 도로 대거 통제…교통난 유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국빈 방문 기간 모스크바 중심부의 주요 5성 호텔 대신 시 외곽에 있는 중국 기업 소유 호텔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크렘린궁을 오가는 동안 도로가 대거 통제돼 교통난이 빚어졌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스크바를 찾는 귀빈들은 보통 시 중심부 붉은광장에 즐비한 화려한 5성 호텔 중 하나를 택하지만 시 주석은 대신 모스크바 북쪽 외곽에 있는 솔룩스 호텔에 묵었다.
WP는 이 호텔의 존재 자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와, 갈수록 밀착하는 중국·러시아 관계를 은유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이 호텔은 당초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호텔 체인 인터콘티넨털 그룹에서 관리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른 여러 서방 기업처럼 인터콘티넨털 그룹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고, 중국계 호텔 체인인 솔룩스가 이를 인수해 지난해 러시아 첫 프리미엄 호텔로 문을 열었다.

솔룩스 호텔은 약 4만9천㎡ 규모에 달하는 중국 비즈니스센터 부지 안에 있다.
시 주석이 묵은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이 호텔 20층에 있으며 372㎡ 크기에 방 7개를 갖추고 있다.
거실과 다이닝룸, 바, 주방, 옷방이 붙어있는 침실 2개, 개인 욕실과 튀르키예식 목욕탕 2개가 딸려있다고 프랑스 BFM 비즈니스 라디오 방송이 전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솔룩스 호텔 설계에 "현대적으로 해석된 풍수지리 사상"이 적용됐으며 호텔의 모든 객실에서 중국 방송을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창문은 식물원과 이오시프 스탈린 집권기에 건설된 대규모 박람회장 베데엔하(VDNKh)에 면해 있다.
시 주석이 이 호텔을 숙소로 택하면서 모스크바 당국은 시 중심부와 북동부를 잇는 7차선 도로인 프로스펙트 미라(평화대로)를 포함한 시내 주요 도로를 통제해야 했다.
곳곳에 차량 출입 통제를 위한 장애물과 경찰들이 배치됐으며 이로 인해 20∼21일 시내 교통이 마비됐다고 WP는 전했다.
시진핑 주석이 호텔에 도착했을 때 호텔 입구에는 수십명이 나와 중국 국기와 그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중국어 문구가 적힌 붉은 현수막을 흔들었다.
또 시 주석의 방러 기간 러시아 국영TV는 성실함과 실용주의를 장려하는 시 주석의 발언을 모아 광고시간에 송출하기도 했다고 WP는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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