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점 논란…브렉시트 새 협정 표결, 존슨 전 총리 심문으로 바쁜 날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취임 전 3년간 477만파운드(약 76억원) 넘게 벌고 세금으로 105만파운드(약 17억원)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낵 총리는 22일(현지시간) 2019 회계연도부터 3년간의 수입과 세금 납부 명세를 공개했다. 그는 작년 10월 취임했다.
공개 자료 중 가장 최근인 2021회계연도(2021년 4월부터 1년)에는 수입은 197만파운드, 세금은 43만2천파운드다.
수입은 의원 및 장관 급여와 미국에 있는 한 투자펀드 배당수익으로 구성됐다. 여기엔 부인의 수입과 납세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수낵 총리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이후 처음으로 세금 내용을 공개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조세회피처에 있는 부친의 역외자금이 공개되면서 이런 조치를 했다.
수낵 총리는 인도 국적인 부인이 송금주의 과세제를 이용해서 해외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은 점이 드러나 논란이 되자 지난해 선거 운동 중 세금납부 명세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송금주의 과세제는 영국 장기체류 외국인들이 매년 일정 금액을 낼 경우 해외 소득을 영국으로 송금하기 전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제도다.
수낵 전 장관이 부인이 미래에 부모를 돌보러 귀국할 계획이 있으므로 제도를 이용할 자격이 있다고 반발했으나 여론은 좋지 않았다.
수낵 총리 부부는 지난해 더 타임스 평가에서 자산이 7억3천만파운드(약 1조2천억원)로 222위에 올랐다.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는 아웃소싱 대기업 인포시스를 창업한 '억만장자' 인도인인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로, 이들 부부 자산의 대부분은 부인이 보유한 인포시스 지분이다.
한편 그동안 바빠서 공개 못 한다던 수낵 총리가 큰 뉴스거리가 많은 이날을 발표일로 잡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의회에서 브렉시트 새 협정이 표결에 부쳐지고,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파티게이트 관련 의회에서 거짓말을 한 혐의로 심문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자유민주당 대변인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파티게이트 관련 심문에 다들 정신이 팔린 사이에 슬쩍 자료를 내놨다고 지적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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