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7종 연구 결과…"300종은 멸종위기 상황"
지구온난화 영향…"차가운 남쪽 바다서 감소 현상 두드러져"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10년간 호주 암초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500여 종의 개체수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태즈메니아대 해양 생태학자 그레이엄 에드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암초에 서식하는 생물종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줄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22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팀은 호주 해양과학연구소의 자료와 잠수부들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암초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 1천57종의 개체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관찰 대상 중 57%(약 602종)의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약 300종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특히 해수 온도가 낮은 곳에 서식하는 종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데, 조사 대상 중 28%(약 296종)는 개체수가 30% 이상 준 것으로 나타났다.
애드거 교수는 이러한 감소 현상은 수온이 낮고 해조류의 일종인 켈프가 주로 서식하는 호주 남쪽 바다 '그레이트 서던 리프'에서 가장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 바다에는 개체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아직 조사되지 않은 해양 생물종들이 많다면서 "우리는 빙산의 일각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30년간 직접 수영을 하며 물고기와 해초를 세면서 지구 온난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목격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연구팀은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해양생물의 개체수 감소가 생태계뿐만 아니라 어업 등 상업적 영역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시드니대 소속 해양 생태학자인 존 턴불 박사는 시드니 근처 바다에서 산호초가 흰색으로 변한 탈색 현상과 함께 해룡과 성게의 개체수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 1m까지 자랄 수 있는 청어 등 대형 물고기의 먹이인 성게의 개체수가 감소한 것이 생태계에 연쇄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부 종들이 수온이 낮은 해역을 찾아 남쪽으로 서식지를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면서, 이들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도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호주 커틴대에서 해양 무척추동물을 연구하는 조 리처즈 부교수는 "암초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생태계가 작동하도록 하는 주요 참가자"라며 "이들의 감소는 꽤 불길한 징조"라고 말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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