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중·러에 초점 맞추려 중동엔 40년된 A-10 등 보내기로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이 중동에 낡은 A-10 공격기를 보내는 대신 상대적으로 최신 전투기는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계획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더욱 초점을 맞추기 위한 의도라고 미 정부 관리들이 WSJ에 전했다.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 국방부가 이들을 견제하는 데 필요한 전투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
따라서 미국은 당초 5∼6년 내로 퇴역시키기로 했던 A-10 대전차 공격기 등 오래된 기종을 중동으로 돌려 아시아와 유럽에 보다 전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중동에는 다음달부터 A-10 비행대대 1개, F-15E와 F-16 비행대대 2개가 배치된다. 보통 1개 비행대대는 12~24대의 항공기로 구성된다.
40년 된 낡은 A-10 공격기는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군에 대응하기는 너무 느리고 취약하지만, 아직 중동의 민병대와 이란 해군 함정을 상대할 역량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미 국방부는 작년 말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 상시 배치해온 F-15C 이글 전투기 비행대대 2개를 철수해 퇴역시키고, 순환 배치 방식으로 세계 최강 전투기로 알려진 F-22 비행대대를 투입했다.
퇴역 공군 소장인 래리 스터츠리엠은 WSJ에 "가장 적합한 기종을 더 큰 위협에 맞닥뜨린 태평양에 보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동에는 A-10 공격기뿐 아니라 2∼3척의 미군 전함도 배치할 예정이라고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밝혔다. 여기에 항공모함은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방어 2개 대대를 계속 배치하고, 총 3만 명의 미군 병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전직 군인들은 미군의 이러한 계획이 중동 내 여러 위협에 대응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대변인인 팻 라이더 준장은 "글로벌 병력 운용 절차는 역동적이며, 장관이 우리 군과 국가안보 이해에 기반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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