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1년간 재건 비용 추정…우크라 GDP 2.6배 규모
물가 치솟고 빈곤층 눈덩이…"복구할 수 없는 것은 누군가의 삶"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서 1년 넘게 전쟁이 이어지면서 복구 비용이 최근 1년치로만 5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세계은행이 2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엔과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에서 전쟁 피해 재건 및 복구 비용이 4천110억 달러(약 527조7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추정된 비용 3천490억 달러(448조원)에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재건·복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주민을 추위와 암흑에 빠트리려고 전력, 수도 시설에 미사일을 퍼부은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기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24일부터 올해 2월 24일까지 1년간이다.
세계은행은 이 같은 복구 비용이 향후 10년에 걸쳐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공공과 민간 자금이 둘 다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의 복구와 재건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런 지원은 우크라이나와 세계 경제 모두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는 올해 핵심·우선 재건을 진행하는 데에만 14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2.6 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가 올해 예산으로 잡은 비용에 더해 별도로 11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세계은행은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교통 22%, 주택 17%, 에너지 11%, 사회 보호망 10%, 농업 7%를 차지하며 특히 지뢰 제거를 포함한 폭발물 위험 관리에 9%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하르키우 등에서 비용이 크게 불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전쟁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준 피해도 진단했다.
보고서는 전쟁에 따른 파괴, 살상 등으로 우크라이나인 700만명 이상이 빈곤에 빠졌으며, 15년치 개발을 뒤로 돌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빈곤층 비율이 전쟁 첫해 5.5%에서 24%로 뛰어올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로 식료품 가격을 포함해 물가가 폭등하면서 저소득층 가구에 타격을 줬다. 최전방 헤르손에서는 식품과 음료 가격이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74%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피해 추정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복구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집, 병원, 학교가 파괴된 곳마다 우크라이나인 한명의 일상이 휘청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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