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대퇴골의 골밀도 감소가 치매 예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Erasmus) 대학 메디컬센터의 모하마드 이크람 역학 교수 연구팀이 치매가 없는 노인 3천651명(평균연령 72.3세, 여성 57.9%)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향적 인구 동일 집단 연구인 '로테르담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3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중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으로 대퇴골 경부(femoral neck)와 요추 등의 골밀도 검사를 받았다.
이와 함께 '간이 정신상태 검사'(Mini-Mental State Examination)와 '노인 정신상태 검사'(Geriatric Mental Schedule)를 통해 치매 검사도 받았다.
평균 11.1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이중 18.8%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중 76.7%는 알츠하이머 치매였다.
전체 연구 대상자 중 약 27%는 치매 위험이 매우 높은 변이 유전자(ApoE-e4)를 지니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표준편차(평균값: standard deviation)가 1단위 낮아질 때마다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은 12%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중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14%씩 높아졌다.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최하위 3분의 1그룹은 최상위 3분의 1그룹보다 치매 발생률이 2.03 배 높았다.
그러나 이는 남성에만 해당했다.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낮은 남성은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56% 높았다. 여성은 대퇴골 경부 골밀도와 치매 사이에 연관이 없었다.
또 치매 위험이 높은 ApoE-e4 변이유전자를 갖지 않은 노인들만이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낮을 때 치매 위험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변이 유전자를 가진 노인들은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치매와 연관이 없었다.
대퇴골 경부 골밀도 손실은 치매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 치매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감소는 뇌의 구조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전에 발표된 일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뇌의 구조 변화 가운데는 ▲백질 용적 감소 ▲백질 변성(white matter hyperintensity) 증가 ▲무증상 뇌경색(silent brain infarction) ▲뇌 실질 위축(parenchymal atrophy)이 포함된다고 이 연구 결과는 밝히고 있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대뇌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gray matter)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메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골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Alzheimer's Association) 의학·과학 담당 부회장 히서 스나이더 박사는 뼈와 뇌 건강이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신체활동 부족과 영양 결핍이 골밀도 손실과 인지기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인지기능 저하가 신체활동 부족과 부정적인 식습관 변화를 가져오고 이것이 골밀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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