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애플이 할리우드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매년 영화관 개봉용 영화 제작에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플은 지금까지 제작한 영화 대부분을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공개하거나 제한된 영화관에서만 상영했으나, 앞으로는 최소 한 달간 수천개의 영화관에서 개봉하기로 하고 영화사들에 제휴를 제안했다.
이는 애플이 전 세계 영화관 수천 곳에서 동시 개봉하는 영화를 배급한 경험과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애플이 올해 개봉할 영화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출연하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킬러스 오브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매슈 본 감독의 스파이 스릴러 '아가일'(Argylle),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Napoleon) 등이 꼽힌다.
애플 대변인은 이에 대한 확인 요청을 거절했다.
애플의 이 같은 결정은 재능있는 제작자를 만족시키고 경쟁사에 우위를 점하면서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애플TV+(플러스)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애플TV+는 가입자가 2천만∼4천만명 정도로 추정돼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에 비해 뒤처져 있다.
일단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영화를 제작한 만큼 영화관 배급도 맡게 되며, 매출의 10%를 배급 수수료로 받을 예정이다.
애플TV+는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TV 물을 제작해 왔으나 영화 제작도 지속해서 지원해 왔으며, 무엇보다 영화 '코다'가 2021년 미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영화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애플TV+는 코다를 선댄스 영화제에서 약 2천500만 달러(약 322억원)에 구입해 영화관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동시 개봉했었다.
애플의 이번 계획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고전하는 영화산업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애플과 아마존은 최근 감원과 다양한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 엔터테인먼트 산업 투자는 계속 늘리고 있다.
아마존도 지난해 '007시리즈'로 유명한 메트로골드윈메이어(MGM) 스튜디오를 85억 달러(약 11조원)에 인수했으며, 매년 영화관 개봉을 위해 12∼15개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다만 넷플릭스는 자사가 제작한 영화를 온라인·영화관 동시 개봉 또는 몇주간의 제한적인 영화관 개봉을 하려고 했지만, 주요 영화관 체인은 이를 거절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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