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배경조사 전문 민츠그룹…"아시아 책임자는 CIA 출신"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중국 당국이 베이징에 있는 미국 기업실사업체의 사무소를 폐쇄하고 중국인 직원 5명을 체포했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은 이들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베이징 사무실을 기습 단속해 중국 국적의 직원 5명을 연행했으며 사무소 운영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민츠그룹은 "자사 사건과 관련한 공식적인 법적 통지를 받은 것이 없다"며 "당국에 직원들을 석방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츠그룹은 중국에서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법률과 규정을 준수해왔으며,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업 허가를 받았다"며 "오해를 풀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본사에서 근무하는 익명의 소식통은 중국 현지 사무소 법률 고문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난 20일 베이징 사무실을 급습했으며, 직원들은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채 베이징 외곽에 구금돼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중국 외교부와 베이징 공안국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민츠그룹은 사기, 부패, 직장 내 위법 행위 등 기업의 내부 문제나 배경을 전문으로 조사하는 업체로 베이징을 포함해 전 세계에 18개 사무실을 두고 있다. 베이징 사무소는 중국 본토에 있는 유일한 사무소다.
민츠그룹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운영을 이끄는 파트너인 랜들 필립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지부에서 일했으며, 퇴직 후에도 베이징에서 수년간 일했다. 다만, 이번 사건과 필립스의 관련성은 알려진 바 없다.
미국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외국 자본과 기술을 원하면서도 신뢰성 있는 미국 기업이 중국 업계를 조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주목할 만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위험에 대해 지금 당장 모든 기업 이사회에 적색경보를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베이징 해외 기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하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발전포럼)을 앞둔 가운데 벌어졌다는 점을 짚었다.
지난 2월 미국이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다음주 미국 방문을 계획해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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