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동북의 제약왕'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중국의 제약업계 거물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빠져 법원이 20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은닉 재산 확보에 나섰다.
24일 신랑재경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 제2중급법원은 위헝약업 실소유주인 주지만 씨와 그의 아내가 법적 효력이 발생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은닉 재산 정보 제공자에게 채무 이행액의 10%인 1억1천만위안(약 207억원)을 현상금으로 주겠다고 공고했다.
1964년생인 주 씨는 산시성 시안 출신으로 안과 의사로 일하다 2000년 파산 위기에 몰린 헤이룽장성 제약업체를 사들여 위헝약업을 차리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2004년 자체 개발한 폴리펩티드 주사제가 국가 의료보험 대상 품목에 편입되면서 한 해 순이익이 1억위안(약 188억원)을 넘어선 위헝약업은 2010년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승승장구했다.
주 씨는 이후 M&A(인수·합병)를 통해 40여 개 제약회사를 인수하며 회사의 덩치를 급속히 키워 한때 인수·합병액이 137억위안(약 2조6천억원)에 달했다.
그의 재산은 2017년 105억위안(약 1조9천800억원)으로 평가돼 '동북의 제약왕', '헤이룽장 최고의 갑부'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사업적인 성공은 공격적인 적대적 M&A에 의한 것이어서 '제약업계의 야만인'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부채가 급증한 데다 2021년 폴리펩티드 주사제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평판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주 씨는 몰락하기 시작했다.
위헝약업은 작년 11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아 자금이 동결되고, 자산은 경매에 부쳐졌다.
당국에 따르면 주 씨가 이행해야 할 채무는 40건에 달하며 건당 채무액은 수백만위안에서 십여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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