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크림반도 분리는 국가존재 위협…핵사용 원칙 부합"
러시아군 "서방, 열화우라늄탄 인체·환경 위험성 알면서도 사용"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다시 핵 위협에 나섰다.
한편으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전차용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주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연일 비난 공세를 펼쳤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타스 등 자국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크림반도를 탈환하려는 시도를 포함해 일련의 심각한 공세의 경우 핵 사용 원칙을 따르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원칙에 따르면 적이 어떤 무기로든 국가의 존재에 위협을 가할 경우가 그렇다"며 "국가의 일부를 떼어내려는 시도는 국가 존재 자체를 침해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다 건너 우리의 친구들도 이런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수복 주장이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발표는 선전으로 취급돼야 한다. 전시에는 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고르 키릴로프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은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을 제기하며 대(對)서방 비난전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면 우크라이나 주민 다수와 농업 부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 역시 이런 종류의 탄약 사용이 군인과 민간인, 토양에 미치는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오직 나토만이 이들 탄약을 환경 영향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해외 분쟁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으로, 철갑탄에 비해 관통력이 훨씬 높다. 걸프전과 유고슬라비아에서 사용됐다.
열화우라늄은 방사능은 비교적 약하지만, 매우 무거운 중금속이므로 화학적 독성이 강하다.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
최근 애나벨 골디 영국 국방부 부장관은 의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우크라이나에 챌린저2 전차와 함께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서방 집단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전날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서방의 열화우라늄탄 제공이 핵 재앙을 앞당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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