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히잡 시위' 유혈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던 이란이 프랑스 당국의 연금 개혁 반대 시위 진압을 규탄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는 프랑스 국민의 평화적인 시위 탄압을 규탄한다"고 썼다.
그는 "우리는 프랑스 정부가 인권을 존중하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펴는 사람들에 대한 무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도 프랑스 정부에 국민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칸아니 대변인은 "우리는 파괴와 폭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다만 (프랑스는) 다른 나라에 혼란을 야기하지 말고 자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에 대한 폭력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과 칸아니 대변인의 발언은 이란의 '히잡 시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프랑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하원 표결 없이 연금 개혁 법안을 처리한 데 항의하는 시위 과정에서 45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서부 쿠르디스탄주의 사케즈에 사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했다.
이후 유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했고 일부 주민이 이에 동참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또 아미니의 사연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이란 정부는 이 시위를 서방과 이스라엘이 유도한 폭동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했다. 국제 인권 단체는 당국의 진압으로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시위 유혈 진압을 문제 삼아 제재를 단행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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