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차이 총통 방미와 같은 기간…中 강경대응 않을 수도"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전·현직 대만 총통으로는 처음으로 방문하는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의 예우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각 성과 시가 마 전 총통의 경호 및 선물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마 전 총통이 이달 27일부터 12일간 방문할 예정인 중국 난징, 우한, 창사, 충칭, 상하이 등에서 '(국가)원수급'의 경호와 대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성과 도시의 대만사무판공실, 공안청은 마 전 총통의 이동 노선을 5차례 이상 사전답사해 오차가 없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각 성에서 마 전 총통을 위한 선물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마 전 총통의 순조로운 일정을 위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을 통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각 성과 도시는 마 전 총통이 탑승한 차량이 목적지 이동까지 오차가 없이 정확하게 이동하도록 "신호등 정지 시간까지 계산했다"고 강조했다.
대만언론은 마 전 총통을 위한 선물로 후난에서는 '후톈 마씨 가문의 족보', 충칭은 마 전 총통의 부친인 마허링의 중앙정치학교 시절 성적표 등 자료, 난징은 중화민국 시절 항일전쟁 관련 사료 등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마 전 총통은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 소속으로 그가 집권하던 8년간 양안 관계는 화해 무드였다.
집권 말기였던 2015년 11월에는 시 주석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양안 정상회담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1월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하면서 양안 관계는 악화했다.
차이 총통은 이달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남미 2개국을 방문할 때 두 차례 미국을 경유해 미국 정관계 고위급과 만날 예정이다.
이처럼 현직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는 기간과 전직 총통이 중국을 찾는 기간이 겹치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의 향방도 주목된다.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자오젠민 대만 문화대 사회과학원장은 "차이 총통의 방미 기간 마 전 총통의 중국 방문으로 양안 긴장을 절대로 감소시킬 수 없다"며 "오히려 더 큰 양안의 긴장감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뤄징성 대만 국제전략학회장은 마 전 총통의 중국 방문 시기는 중국이 특별히 선택한 것이라며 중국이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에 군사적 행동으로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고 말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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