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학생 감소로 재정난에 직면한 중국의 학교들이 문을 닫는가 하면 교사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왕이신문 등 현지 매체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후이저우의 양광실험 학교는 지난 24일 학부모들에게 "학교를 폐쇄한다"며 "재학생들은 인근 공립학교로 배정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학교 측은 "학교를 운영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폐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는 "이 학교가 개교 이후 줄곧 재정난을 겪어왔다"며 "더는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20년 개교한 이 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병설 사립학교로, 재학생은 500여명이었다.
학부모들은 "이달 초 개학 한 학기 학비 1만여위안(약 190만원)과 교복값까지 받았다"며 "최근 2∼3일 동안 수업을 중단하더니 갑자기 폐교 결정을 내렸다"고 황당해했다.
또 "학생들이 학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납부한 학비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장시성 러핑시 러핑중학교에서는 교사 100여명이 지난 23일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매체 성도일보가 보도했다.
교사들은 학교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요구 사항을 적은 종이와 현수막을 들고 "다른 지역 학교들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고, 밀린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교사들은 "2020년부터 3년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아 이웃 지역 교사들보다 적은 급여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린웨이춘 러핑시 서기가 시위 현장에 나타나 "강당에 가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교사들은 "이 자리에서 얘기하라"고 거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재정난이 심화한 데다 학생 수마저 감소하면서 중국 학교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인구가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가운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수가 각각 170만명, 100만명 감소했으며 유치원 5천여개가 문을 닫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출생아와 취학 연령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물론 머지않아 대학들도 심각한 구조조정의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