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의 공공운수부문 노동조합이 27일(현지시간) 독일 전역에서 하루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독일의 철도와 근거리 대중교통, 하늘길, 뱃길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독일 철도교통노동조합 EVG와 공공서비스노동조합연합 베르디는 이날 0시부터 24시까지 조합원들에게 하루 총파업 명령을 내렸다.
파업에 참여하는 이들은 EVG 노조 산하 철도교통운수회사 소속 조합원 23만명, 베르디 산하 공공부문과 공항공사 등 소속 조합원 12만명이다.
독일 철도는 이날 독일 전역에서 장거리 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는 도시고속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독일 최대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공항을 비롯한 전국 공항에서는 비행이 취소되면서 하늘길도 마비됐다. 이로 인해 38만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고 독일 공항공사연합은 전했다.
독일 최대 항구인 함부르크항도 마비됐다. 대형선박이 항구에 정박할 수 있도록 하는 수로안내인들을 배분하는 체계가 파업으로 운영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수문과 갑문을 제어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내륙항로 운항도 중단됐다.
이에 따라 대체 운송로로 독일 아우토반(고속도로) 통행량이 늘어나 혼잡했지만, 대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크리스티안 로로흐 EVG 임금협상대표는 "조합원들에게 닥친 극도의 위기에도 임금협상에서 진지하게 협상을 할 수 있는 제안이 나오지 않아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크 베르네케 베르디 위원장은 "수천명의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의 임금인상이 이뤄지느냐 여부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뮌헨 지하철 2호선 기관사인 안드레아스 네텔은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살기 위해 충분한 돈을 받으려면 파업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으로 노조 측은 향후 임금협상에 대한 압박을 높이게 된다.
베르디는 공공부문에 대해 10.5%, 최소 500유로(약 70만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에서는 2차례에 걸쳐 5% 임금인상과 총 2천500유로(약 350만원)의 일회성 수당 지급을 제의했다. 베르디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임금 협상을 앞두고 있다.
EVG는 철도교통 부문에 대해 최소 650유로(약 90만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최소 12% 인상에 해당한다. 사측은 18만명의 종사자에 대해 2차례에 걸쳐 5% 인상과 총 2천500유로의 일회성 수당 지급을 제의한 상태다.
독일에서 전국적으로 장거리와 근거리 열차, 공항 등에서 한꺼번에 파업이 이뤄진 것은 30년여 만이다. 마지막으로 총파업이 진행됐던 1992년 공공부문 강경 투쟁 당시에는 수십만명이 수주간 파업에 나섰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