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국 기업 로비 활동, 스파이 회색 지대" 지적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에서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 우려가 커지면서 화웨이가 현지 정보 당국 감시망에 올랐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의 국가안보국(VSSE)은 수도 브뤼셀에 있는 화웨이의 로비 조직에 종사한 전직 직원들을 상대로 최근 면담을 요청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공산당이나 정부를 위한 활동에 화웨이 등 민간 부문을 동원했는지 조사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서방 정보 당국은 중국 기업이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동원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실제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EU 등의 관리들은 정보 보안 우려 때문에 틱톡 사용을 피하도록 권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2017년 도입한 국가정보법은 기업들에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게 돼 있다.
소식통들은 벨기에 정보당국이 현지 화웨이 사무실과 중국 정부 간 직접적인 유대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화웨이 현지 근무 인력들이 서구 국가의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중국 정부의 압력이나 요청을 받을 수 있는지가 정보당국의 최대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벨기에 국가안보국은 이에 대한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화웨이 측은 조사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다.
국가안보국은 지난 2022년 보고서에서 중국 지원을 받는 로비스트 활동이 로비와 스파이, 경제적 협박 사이의 회색 지대에 있다며 비난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NATO와 EU 본부가 들어선 벨기에는 서방 국가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라며 화웨이의 로비 조직 사무실 중 한 곳은 EU집행위원회와 유럽연합 사이에 있으며 또 다른 사무실은 현지 미국 대사관 옆에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브뤼셀에서 EU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는 조직 중 로비자금 규모로 2018년에 상위 10위권에 든 바 있으며 최근에도 30위권 안에 있다.
다만 화웨이는 유럽 내 로비 활동의 중추 조직이던 브뤼셀 사무소를 지난해 독일 뒤셀도르프의 유럽 본부로 사실상 합치는 등 조직을 축소하고 일부 인력도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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