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가 쏘아올린 'EMV 컨택리스'…관광상권서 간편결제 준비 분주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가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을 국내 시장에 소개하면서 접촉 방식 중심이던 간편결제 인프라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EMV는 비자, 마스터카드, 유로 페이 등 카드사가 모여 만든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표준으로, 애플페이는 EMV 컨택리스 방식을 채택한 NFC 단말기를 통해 비접촉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29일 간편결제 업계에 따르면 EMV 컨택리스 기술이 적용된 NFC 단말기가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전후해서 얼마나 더 보급됐는지 아직 종합적으로 집계되지는 않았다.
단말기를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이 직접 설치하거나 현대카드 등의 지원을 받아 설치하는데 아직 출시 일주일 남짓한 시점에서 단말기 설치 현황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다만 접촉식이나 QR코드를 읽히는 방식보다 결제가 빨리 이뤄지고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가능한 EMV 컨택리스 방식의 장점을 애플페이 사용자들이 체감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게 간편결제 업계 이야기다.
간편결제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NFC 결제 단말기가 부족해서 난리'라는 말이 나온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애플페이 출시 전후로 'NFC 단말기를 구매하면 판매정보시스템(POS) 기계나 POS 이용료를 지원한다'는 밴사 등 결제업계 판촉이 부쩍 증가하기도 했다.
애플페이만 국내 간편결제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여만에 중국 관광비자 발급이 가능해지면서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중국 관광객들이 쓰는 간편결제 시스템이 국내 매장에서도 원활히 작동하도록 준비하는 움직임이 관광지 상권을 중심으로 분주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대중관계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중국 관광객 대거 유입을 대비해 중국 쪽 간편결제 시스템 준비가 한창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알리페이는 애플페이처럼 EMV 표준을 따르지만, QR코드 기반 결제 방식이고 위챗페이는 계정만 있으면 휴대전화로 금액을 전송하는 방식을 택한다.
EMV 컨택리스 결제는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 나갔을 때 쓸 수 있는 간편결제 방식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접속이나 현지 SIM 카드를 구비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별도의 네트워크 접속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웨어러블 기기에서 나아가 EMV 컨택리스를 탑재한 반지, 스티커 형태로 결제 수단이 발전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이폰 사용자와 매장 업주가 각자의 아이폰을 사용해 결제하는 '탭투페이' 기능이 미국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점도 간편결제 시장이 요동칠만한 요소로 꼽힌다. 탭투페이 기능의 국내 도입 가능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24%가량을 차지하는 삼성페이는 NFC 방식 결제를 지원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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