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부통령 "아프리카와 '함께' 뭘 할지가 중요"

입력 2023-03-28 22:21   수정 2023-03-29 02:43

해리스 美부통령 "아프리카와 '함께' 뭘 할지가 중요"
'중·러 견제' 일환 열강 지정학적 경쟁 희석 의도
가나 독립 상징 '검은 별 광장' 연설…청중 수천명 몰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이 아프리카의 파트너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가나 독립의 상징인 수도 아크라의 '검은 별 광장'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은 아프리카의 파트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미국의 지원이 아프리카를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 등 세계열강의 지정학적 경쟁의 일환으로 비치는 것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열강의 쏟아지는 관심에 19세기 유럽 열강의 세력 다툼과 같은 새로운 '쟁탈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검은 별 광장에 몰린 수천 명의 청중 앞에서 또 "우리는 엄청난 경제 성장과 기회를 가져올 아프리카의 독창성과 창의성에 투자해야 한다"며 아프리카와의 새로운 동반자 시대를 약속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는 전날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을 만나 1억 달러(약 1천300억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북부 지역의 안보 불안에 직면한 가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을 확인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세컨드 젠틀맨'으로 불리는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씨와 함께 아쿠포아도 대통령이 주관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케이프 코스트 성을 방문하고 29일 가나 현지 여성 기업인 간담회를 한 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경제 중심지 다르에스살람으로 이동해 31일까지 머물며 사미아 술루후 하산 대통령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마지막 순방국인 남아프리카 잠비아 수도 루사카로 가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대통령을 만난 뒤 다음 달 1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순방은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위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올해 진행 중인 여러 고위급 인사의 아프리카 방문 계획의 일환이다.
이미 재닛 옐런 재무장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 질 바이든 여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일정을 마쳤고,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연내 아프리카를 찾을 예정이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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