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그룹의 채무 상환 능력이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저하, 지속적인 투자 부담 등으로 과거보다 현저히 약화했다고 29일 분석했다.
나신평은 이날 발간한 롯데그룹 관련 보고서에서 "석유화학 부문의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단기간 내 어려울 것이고 유통·호텔 부문의 실적 회복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존재해 단기적으로 그룹의 영업실적 개선 수준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재무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라인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바이오, 헬스케어 등 그룹의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투자 부담도 존재해 그룹 전반의 차입금 축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011170]과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이 인도네시아 반탄 주에서 진행 중인 투자금 총 39억달러(약 5조1천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말 24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8조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뤄진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관련 자금조달을 고려하면 차입금 규모는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그룹사들의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이 그간 석유화학 설비를 증설한 것을 고려하면 수급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의 경우 메리츠증권과의 투자협약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차환 관련 위험이 일부 완화했지만, 여전히 재무 부담이 큰 상태다.
롯데건설의 민간 주택 사업 관련 PF 우발채무는 2018년 말 2조7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8천억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 배율도 1.3 배에서 2.7 배로 증가했다.
아울러 유통·호텔 부문도 소비심리 저하, 온라인 소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더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 등으로 재무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신평은 "롯데케미칼은 수급 악화에 따른 영업 수익성 저하, 투자 부담 확대로 수익 대비 채무 부담이 이전 대비 크게 늘었다"며 "이는 계열의 지원 능력 약화로 이어져 롯데캐피탈,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 부문의 높은 PF 우발채무 부담도 부동산 경기 둔화 및 불안정한 자금시장 상황에서 잠재적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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