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일한경제협회 주최…경제협력 확대 방안 논의
상반기 한일 경제계 교류 행사 5건 개최…양국 기업 400여곳 참가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한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 경제계 간 첫 교류 행사가 30일 개최됐다. 12년 만의 정상 간 양자 방문을 계기로 본격적인 한일 경제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와 일한경제협회가 주최하는 '제23회 한일 신산업 무역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양국 정부, 기업, 학계, 경제단체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경제 연계와 상호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아소 유타카 일한경제협회 부회장은 "지난 1월 이후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57만명,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7만명으로 양국이 서로 외국인 방문객 1위 국가를 차지했다"며 "한일관계 정상화의 모멘텀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경제·인재·문화 교류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대진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축사에서 양국 기업 간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강화와 자원무기화 공동 대응, 탄소중립 이행 협력, 제3국 공동 진출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일본 수출규제 해제로 반도체 소재·부품뿐 아니라 콘텐츠, 소비재 교역이 활성화되고 양국 기업의 무역 거래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도레이첨단소재, 도쿄일렉트론코리아 등 일본계 외투기업 9개사 대표와 투자활성화 간담회를 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달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PS(폴리페닐렌 설파이드) 생산 시설 증설에 5천만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고, 니카코리아 등 반도체용 소재·장비 기업들도 국내 생산시설 증설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계 외투기업의 적극적인 국내 투자 확대를 기대한다"며 향후 조성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자한다면 지리적 근접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수요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기술 향상과 생산공정 개선이 용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상반기에 400여개의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5건의 경제계 교류 행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5월 16∼17일에는 한일·일한경제협회가 주최하는 제55회 한일 경제인 회의가 4년 만에 대면 회의로 개최되고, 같은 달 말에는 2018년 이후 중단됐던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6년 만에 다시 열린다.
6월 중에는 대한상의와 일본 간사이 경제연합회가 부산 또는 일본 오사카에서 '한일 비즈니스 전략대화'를 열고 엑스포 유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는 7월 초 서울에서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을, 11월 중에는 일본 도쿄에서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무협이 국내 무역업체 18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3.6%는 한일 정상회담이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양국 기업인 간 인적교류 증가(60.4%), 대(對)일본 수출 증가(58.3%), 일본 내 영업·판매 활동 개선(55.6%)이 기대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무협은 지난해 국내 교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21.9%)보다 훨씬 낮은 6%에 불과해 인접 국가로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경제적 이익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4년간 한일 간 연평균 교역 증가율은 0.1%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교역 증가율(10.6%) 대비 저조했다.
전체 무역업체에서 대일 수출입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0.8%에서 지난해 18.3%로 감소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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