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질타하는 주주 질문에 "소통 강화하고 주식 가치 상승 노력"
SK스퀘어 대표이사로 박성하 사장 선임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SK스퀘어[402340]는 주주환원 정책 가운데 하나로 자사주 2천억 원 이상을 매입한 뒤 일시에 소각하겠다고 30일 밝혔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SKT[017670] 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동시에 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회장은 "9∼10월에 SK쉴더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4천억 원이 조금 넘는 액수가 들어온다"면서 "스페셜 이벤트가 생긴 것이니 그 몫을 주주와 나누는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 시기에 대해선 "주가가 올라가면 좋겠다"며 말을 돌렸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와 합병을 고려하냐는 질문엔 "그런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일축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를 '주주 환원을 할 수 있는 첫 해'라고 규정하면서, 경상 배당 수입의 30%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연내 매입분 전량을 일시에 소각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어려운 점이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반도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가치가 많이 하락한 좋은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3만8천∼3만9천 원 수준인 현재 주가를 두고 개인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지면서 예정보다 45분 넘게 이어졌다.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SK텔레콤이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인적 분할하면서 출범한 투자전문회사로, 분할 당시 시초가는 8만2천 원이었다.
한 주주는 SK텔레콤·SK스퀘어의 기업설명(IR) 번호가 구분되지 않고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투자회사는 신용·신뢰를 기반으로 하는데 업무 담당자(MD)들이 나와서 자화자찬만 하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다른 주주는 "(SK스퀘어 출범 당시) 2025년까지 자산을 75조까지 키우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전략적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서 집중적으로 수익성이 날 수 있는 분야로 채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많은 질문과 질타를 해줬는데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소통이 잘 안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분명하게 개선하고, 경영진과 함께 주식 가치, 회사의 가치를 올리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SK스퀘어가 있는 SKT 타워 6∼7층에 주주가 찾아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스퀘어는 박성하 사장을 사내이사로, 이성형 SK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부문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박 사장은 "주주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도 인앤아웃(in and out)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결기준 영업수익 4조5천107억 원, 영업이익 1천628억 원, 순이익 2천561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 재무제표도 승인됐다.
이사 보수 한도를 120억 원으로 책정하는 안건, 안정적인 주주환원 재원 확보를 위해 자본준비금 1조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도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SK스퀘어는 2025년까지 포트폴리오 투자 성과, 배당금수익, 레버리지 등으로 투자 재원 3조 원을 확보한 뒤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투자를 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는 투자 실행력 향상을 위해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해외 거점 설립을 준비한다.
한편 SK스퀘어는 이날 오후 대표이사를 박정호 부회장에서 박성하 사장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박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요즘 같은 반도체 혹한기에는 리더십이 SK하이닉스 쪽에 집중돼야 한다"면서 "SK스퀘어 성장에 시간을 더 많이 쓸 수 있는 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를 만든 사람으로서 경영에 참여하기 때문에,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오면 가질 수 있는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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