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치동맹 전략과 '민주주의 정상회의'…中 대응은(종합)

입력 2023-03-30 15:25  

미국의 가치동맹 전략과 '민주주의 정상회의'…中 대응은(종합)
동맹과 함께 중국 견제 노려…3차 회의 '한국 주최' 시의성
中 연일 미국 인권 비판 보고서…사회주의 현대화 대응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지난 28일 개막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미국이 추진하는 '가치동맹' 전략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2021년 12월 첫 회의가 열렸고, 올해가 두 번째 회의다. 1차 회의에는 미국 단독 주최로 110여개국이 참여했으며, 이번 2차 회의는 미국이 메인 주최국으로 행사를 주도하고 한국과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 등 4개국이 공동 주최국(co-host)으로 참여하는 형식을 취했다.
미국은 현재 패권도전국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이 '미국 제일주의'를 앞세워 거칠게 중국을 몰아붙였다면 바이든 현 대통령은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축으로 하는 안보·군사전략을 추구한다.
통합억제는 동맹국과 협력을 통해 전장 환경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이다. 쉽게 말해 과거 냉전 시절처럼 미국이 '세계경찰' 역할을 하되 단독으로 하지 않고 동맹과 함께 연합하는 것이다.
미국은 동맹을 엮는데 민주·인권·법치라는 가치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 간 이념 대결 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가국들은 선언문을 통해 민주주의가 평화, 번영, 평등, 지속가능한 발전,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인류의 오랜 수단"이라면서 "권위주의와 부패에 더 단호하게 대응하고 민주주의가 모두를 위한 평화, 안정, 번영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국 국무부는 정상회의가 끝날 때(30일)까지 선언문 지지국이 계속 늘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2차 회의에서 공동 주최국으로 참여한데 이어 내년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하기로 한 것은 시의성이 있다.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유지해 온 '주요 거점(hub-and-spoke)' 형태의 동맹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 제1세션 모두 연설에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권위주의 세력들의 진영화에 더해 반지성주의로 대표되는 가짜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우리는 각고의 혁신과 연대를 통해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압박 공세에 중국도 당연히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첫번째 회의 때부터 미국을 향해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분열을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이번 2차 회의에 대해서도 "반민주", "동요의 화근"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최근 사흘 연속으로 미국의 인권 관련 문제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관영 통신 신화사는 30일 '미국이 난민과 이민자 인권을 침해한 사실과 진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는 세계 곳곳에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전쟁을 발동해 대규모 인도적 재난과 난민 위기를 초래하고는 책임과 결과를 다른 나라에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은 자신들을 견제할 미국 주도의 '이념 연대' 구축 시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명분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데 맞서 중국은 이미 지난해 시진핑 3연임 확정직 후 '사회주의 현대화'라는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가치로 맞선 바 있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 등 전통적인 사회주의 동맹국은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우호국들과 함께 미국에 대항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이미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북한의 전략적 가치 등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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