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 접촉 추진 중…러시아에 있는 미국인 즉시 떠나라" 권고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미국인 기자를 간첩 혐의로 구금한 것을 강력 규탄하고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민에게 러시아 출국을 촉구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민을 겨냥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에반 게르시코비치의 구금을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국무부가 러시아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접촉 중"이라며 "여기에는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한 영사 접촉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지속적인 언론인과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 역시 규탄한다"며 "미국인들은 러시아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 경고를 준수해야 하며, 러시아에 머물거나 여행중인 미국인은 즉시 출국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러시아의 미국 언론인 구금에 깊이 우려한다"며 "월스트리트 저널과 접촉 중"이라고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인이 해외에서 구금되면, 우리는 즉시 영사 접촉을 포함해 모든 적절한 지지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언론을 억압하는 러시아 정부를 강력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무부는 해외에 있는 미국인의 안전을 우선시한다"며 "러시아에 머물거나 러시아를 여행중인 미국인은 즉시 떠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32)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구금했다.
FSB는 "게르시코비치는 미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게르시코비치의 불법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러시아를 취재한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WSJ 합류 전 AFP 모스크바 지국에서 활동했으며, 이전에는 영어 뉴스 웹사이트인 더 모스크바 타임스의 기자였다.
AP통신에 따르면 냉전 이후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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