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머스크 인수 뒤 혐오·극단주의 트윗 오히려 추천"

입력 2023-03-31 15:02  

"트위터, 머스크 인수 뒤 혐오·극단주의 트윗 오히려 추천"
WP "실험 결과 추천피드 통해 히틀러 발언·인종차별주의 게시물 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에게 인수된 뒤 내놓은 '추천'(For You) 피드에서 혐오·극단주의 내용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이용자에게 추천해 오히려 확산을 돕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극단주의 관련 사용자를 팔로우하자, 팔로우하지 않은 다른 극단주의자들의 게시물도 추천 피드에 뜨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트위터는 지난 1월 디자인 개편을 통해 추천 피드를 내놓고 팔로우 대상이나 게시물의 인기도, 주변인들의 관심도 등 다양한 신호들을 활용해 게시물을 추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폭력적이거나 스팸성 콘텐츠는 추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WP는 지난 6∼14일 트위터 신규 계정 4개를 만들어 계정별로 혐오범죄 감시 인권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 등록된 극단주의 관련 계정들 가운데 27∼39개씩 임의로 팔로우한 뒤 추천 피드에 뜬 게시물 350∼770개를 살펴봤다.
확인 결과 29∼55%는 팔로우하지 않은 계정의 게시물이었는데, 이들 중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초상화·발언이나 이민 반대 단체,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주의 관련 내용이 보였다는 게 WP 설명이다.
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전 규정 위반으로 차단상태였다가 머스크 인수 이후 풀려난 계정도 다수였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 인수 후 차단 계정을 풀어주며 "새로운 정책은 표현의 자유이지 (타인에 대한 게시물) 도달의 자유가 아니다"라면서 부정적·혐오적 게시물은 줄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특별히 찾으려 하지 않는 한 그러한 게시물을 보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는 다른 인터넷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WP는 "실험 결과 트위터는 혐오 게시물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더 보여주겠다는 알고리즘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위터가 기존 차단 계정에 대한 제한을 풀어준 데 대해 일각에서는 "트위터가 폭력적 위협과 증오의 시궁창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WP는 머스크를 팔로우하지 않았는데도 그의 게시물이 추천에 떴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위터는 이달 말 트위터의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공개하고 '표현의 자유' 관련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머스크가 어떠한 변화를 줬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WP는 다만 "이번 실험은 극단주의 게시물이 트위터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되어도 되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면서 "트위터가 일반 사용자들에게 극단주의나 혐오 발언을 추천한다는 징후는 없다"고 부연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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