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넥슨은 한국 시장의 주류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게임사다.
그만큼 MMORPG가 넥슨에게 갖는 의미는 크지만, 주류 게임 플랫폼이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된 2010년대 이후 국내 법인인 넥슨코리아 본사가 직접 개발한 MMORPG는 드물었다.
넥슨코리아가 지난달 30일 '초대형 MMORPG'를 표방하며 출시한 '프라시아 전기'는 넥슨코리아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야심작이다.
◇ 개성 있는 세계관·수준급 그래픽 호평
'프라시아 전기'는 최근 국내에서 나온 MMORPG 중 보기 드물게 세계관과 스토리에 신경쓴 작품이다.
검과 활, 마법이 등장하는 중세 판타지풍 MMORPG의 틀을 계승했지만, 그 안을 독특한 설정과 디자인으로 채웠다.
여러 판타지 매체에서 일반적으로 선한 종족으로 그려지는 엘프는 오히려 인간을 노예로 부리며 폭정을 일삼는 종족이다.
플레이어 종족인 인간도 다양한 개성과 가치관을 지닌 파벌로 나뉘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스토리와 배경 설정이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기존의 한국형 MMORPG와는 차별화된 요소다.
레벨 30까지 진행되는 튜토리얼 격의 메인 퀘스트는 '프라시아 전기'의 세계관을 독특한 보여 줌과 동시에 플레이어가 게임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 메인 퀘스트가 끝나도 세계관 속 다양한 파벌의 스토리를 담은 퀘스트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기 문에 플레이어에게 성취감을 준다.
그래픽 수준은 PC·모바일 크로스 플랫폼 게임인 점을 감안하면 동종 장르 최고 수준이다.
다양한 무기를 바꿔가며 전투하는 액션과 화려한 연출도 볼거리다.
◇ 진입 장벽 낮췄지만…확률형 아이템 위주 BM 한계는 여전
프라시아 전기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형 MMORPG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핵심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이다.
게임의 시스템 전반은 이용자들이 결성한 '결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결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PvP(플레이어 간 전투), 공성전에 참여하도록 설계돼있다.
또 구매하면 진척도에 따라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시즌 패스'가 있고, 1∼2만원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 아이템 상품도 있어 온라인 게임에 많은 금액을 쓰지 않는 이용자를 배려했다.
물론 확률형 아이템 기반의 '페이투윈'(Pay to Win, 돈을 쓸 수록넥슨에 강해지는 구조) 수익모델(BM)을 택하고 있다는 한계는 여전하다.
캐릭터 성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뽑기 요소는 '형상'과 '탈것'이 있는데, 일반·고급 등급의 경우 나올 확률이 각각 79.4%, 18.2%에 달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성능이 향상되는 희귀 등급은 나올 확률이 2%로 급격히 떨어지고, 영웅 등급은 0.3%, 전설 등급은 0.003%에 불과하다.
소수의 고액 결제 이용자에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한국형 MMORPG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간 셈이다.
전형적인 BM 위에 독자적인 시스템을 녹여낸 '프라시아 전기'의 시도가 포화 상태인 국내 MMORPG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게임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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