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화 정책 일환…전 대통령 기리는 도시 건설에도 6조원 투자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통치하는 중앙아시아 권위주의 국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전임 대통령 우상화 정책 일환으로 그의 호칭을 딴 TV 채널이 개설된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오는 9월부터 대통령령에 따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65) 전임 대통령을 지칭하는 '아르카다그'(영웅 수호자)라는 이름의 TV 채널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현지 국영방송은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투르크메니스탄의 위대한 행위와 업적을 능숙하게 알리고 홍보하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야권과 언론 통제, 우상화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의 북한'으로 불리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지난해 3월 15년간 장기 집권해온 베르디무함메도프 전 대통령의 조기 사임에 따른 대선이 치러졌다.
또 당시 선거로 그의 아들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41)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베르디무함메도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지도자로서의 공식 지위를 누리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전임 지도자를 기리기 위해 아르카다그라고 명명한 도시를 세우는데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50억달러(6조6천억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가운데 한 곳이며,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언론 자유는 전 세계 180개국 가운데 177위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르크메니스탄보다 언론 자유가 낮은 곳은 이란, 에리트레아, 북한 등 3곳뿐이다.
자원 부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중국으로의 가스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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