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 미군의 태평양 기지 인근 수역 등을 포함해 자국 해양 연구선의 정기 방문 예정지 33곳을 처음으로 지정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의 발표를 인용해 2일 전했다.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는 중국의 기초과학 연구 분야 전반에 자금을 대는 펀드로, 중국 과학기술부가 관리한다.
중국 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60척 이상의 해양 연구선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선의 항해 루트는 종종 투명성이 결여되고 임무마다 달랐다고 SCMP는 설명했다.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 지구과학부 렁수잉 주임은 지난주 자국 해양 저널에 게재한 글을 통해 "연도와 계절에 따른 조사 분야와 지점의 불확실성은 핵심 해역에서 중요한 해양 프로세스의 장기적 변화를 반영하는 샘플과 정보를 얻는 데 건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양 연구를 위한 고정된 지점을 설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고 밝혔다.
렁 주임은 대부분의 주기적 조사는 대만 해협을 포함해 중국 연안에서 수행될 것이라며, 대만 해협에만 조사 지점이 5곳 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에서는 총 8개 지점이 설정됐는데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곳을 포함해 남중국해 거의 전 지역을 아우른다.
서태평양에서는 미군과 동맹들의 군사 기지에 인접한 6곳이 조사 지점으로 설정됐다. 1곳은 잠수함의 주요 통로인 대만과 필리핀 사이 심해 협곡을 가로지르고, 다른 지점은 괌 등 미국이 군사 기지 네트워크를 만든 태평양 섬들을 둘러싼다.
또 2곳은 인도양 동쪽의 절반을 관찰하는 것과 연계돼 있다.
SCMP는 "중국 연안 수역에 대한 조사는 과거 관행에 비춰 매달 진행될 수 있다"며 공해 조사의 빈도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렁 주임은 중국의 정기적 해양 조사 강도가 일부 이웃 국가들에 비해 덜하며, 일례로 미국의 주요 동맹인 한국과 일본은 수십년간 서태평양 지역을 관찰했고 중국 연구 지점과 겹치는 수역에서 방대한 양의 귀중한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록 경쟁이 있었지만 중국은 외국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 같은 글로벌 관심사에 대한 정기적 조사와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과학자 주도의 대규모 과학 프로젝트에서 국제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구 지점의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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