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통계청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35.4% 올랐다. 식품(47.2%)과 운송(54.9%)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통계청 대변인은 1970년대 월별로 물가상승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데이터에서 가장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JS글로벌 캐피탈의 암린 수라니 리서치 센터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기저 효과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몇 달 동안 계속 상승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6월 이후 계속해서 20%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물가가 급등하면서 파키스탄 중앙은행도 내달 통화 정책회의 때 기준 금리를 또다시 크게 올릴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지난 2일 기준 금리를 17%에서 20%로 전격 인상한 바 있다.
파키스탄은 중국 일대일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이어지면서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된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국가 주력 산업인 의류 산업 등이 어려움을 겪어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이 늦어지는 것도 경제 위기를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파키스탄은 2019년 IMF와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지만, 구조조정 등 정책 이견으로 인해 전체 지원금 약 65억 달러(약 8조5천억 원) 가운데 절반가량만 받았고, 나머지 지원금은 보류된 상태다.
깊은 경제난에 빠지면서 사회적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남부 카라치의 산업·무역지구에 한 기업이 설치한 구호품 배급소에 인파가 쇄도하면서 12명이 깔려 숨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무료 배급소가 열리자 사람들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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