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투표율 70% 이상, 득표율 75% 이상 달성 희망
푸틴, 법률 개정으로 2036년까지 장기 집권 가능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이 내년 3월에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역대 최대 득표수 달성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다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31일 모스크바 인근에서 부주지사들을 상대로 연 국내 정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내년 대선 투표율·당선자 득표율 등에 대한 희망 목표치를 전달받았다.
이와 관련해서 한 소식통은 대통령 행정실이 내년 대선의 전체 투표율은 70% 이상으로, '주요 후보'의 득표율은 75% 이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비록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직 내년 대선 출마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대통령 행정실의 이러한 목표 설정은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한 가운데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까닭에 대통령 행정실이 언급한 주요 후보는 푸틴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 3월 치러진 대선에서 최종 투표율은 67.54%로 집계됐으며, 푸틴 대통령은 76.6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 수는 5천640만명 이상으로, 러시아 대선 역사상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매체는 내년 대선의 경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통해 합병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도 치러져 유권자 수가 증가하는 까닭에 목표로 설정한 투표율과 득표율을 달성할 경우 푸틴 대통령을 택한 유권자 수가 2018년 대선 당시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또 지난달 초 대통령 행정실 국내 정치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도 2024년 대선이 의제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차기 대선 당선자는 2018년 대선 때보다 더 나은 결과를 거둬야 한다는 목표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대통령 행정실이 내년 대선 운동을 자부심(주권)·희망(기회)·자신감(전통)이라는 3가지 가치에 기반해 진행하고,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역시 주요 선거 의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선거 운동 기간 푸틴 대통령 집권하에서 달성한 업적을 부각하는 것에도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축제도 열린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으로 인해 젊은 층과 여성 그룹은 정권의 불안 요소로도 평가된다. 이런 까닭에 이러한 행사는 젊은 층 등의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콘스탄틴 코스틴 시민사회개발재단 대표는 대통령 행정실이 제시한 내년 대선 목표에 대해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운동 담당자는 항상 현재의 사회·정치적 상황과 시민 분위기에 기반해 최대치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업무 수행 평가와 신뢰도 등 푸틴 대통령에 관한 주요 지표는 현재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2021년 4월 2036년까지 자신이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선거·국민투표 관련 법률 개정안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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