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구체적 위협 없어, 평화시위해야"…뉴욕경찰 출동대기 명령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와 관련한 폭력 시위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뉴욕 경찰을 믿는다면서 미국의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州)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으로 인한 폭력 시위 등 불안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나는 뉴욕 경찰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사법 체계를 믿느냐는 후속 질문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뉴욕 검찰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로 그의 지지자들이 뉴욕에서 폭력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자 경찰의 차단 능력에 신뢰를 보낸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실질적인 위협을 알고 있는 게 있나'라는 질문에 "언급해야 할 구체적인 위협은 없다"며 "가능한 한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주(州) 및 지방 정부 당국과 연락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나 다른 법적 절차와 관련, 다른 국민에 폭력을 행사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폭력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평화롭길 바란다"면서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미네소타행 기내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사건 자체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추측도 하지 않겠다"면서도 "미국인은 시위 권리가 있고, 우린 평화를 유지하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 대배심은 지난달 30일 2016년 대선 직전 성인 배우와의 성관계 입막음을 위해 돈을 건넨 혐의 등을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정치적 박해라며 반발하는 트럼프는 4일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기소 절차를 위해 하루 앞선 이날 플로리다주 자택을 떠나 뉴욕에 도착했다.
그는 기소 전부터 공개적으로 체포설을 흘리며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SNS에 적어 사실상 폭력 시위를 선동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뉴욕 경찰은 트럼프의 법원 출석 당일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폭력으로 흐를 가능성에 대비해 3만5천 명에 달하는 경찰관들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리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극우 인사로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정치인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이 뉴욕에서의 항의 시위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언제나 그렇듯 우린 폭력이나 기물파손 행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행위에 가담해 적발되면 체포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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