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관영매체 인터뷰…"통상적 심리처럼 진행돼야"
"서커스 분위기…사실·법 보면 명백하지만 정치가 얽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이 법원에서의 첫 심리가 이례적 상황 없이 신속하게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조 태커피나 변호사는 기소인부절차를 하루 앞둔 이날 러시아 관영매체 스푸트니크 인터뷰에서 "그곳에 도착해 절차를 밟고, 판사를 만난 뒤 무죄를 주장하며, 일정을 잡아 떠나는 통상적인 기소인부절차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커피나는 그러나 "내일은 분명 (통상적인 모습과) 다를 것"이라며 "비밀경호국(SS·전현직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이 개입하고 있는데 통상적인 심리에는 보안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소인부절차란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 배우와의 성관계 의혹을 잠재우고자 돈을 준 의혹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절차는 오는 4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리는 첫 재판 일정을 통해 진행된다.
태커피나는 이번 심리에서 '서커스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외에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 절차가 효율적이고 표준적인 방식으로 이뤄져 30분 안에 끝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한 기소인부절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할 방침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태커피나는 "우리가 즉각 답할 수 있는 건 무죄라는 것"이라며 "내일 우리가 주장할 내용도 이것이고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심리에서 "무죄(Not guilty)!"라고 답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뒤에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무엇을 하든 그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태커피나는 이날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변호 방향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일단 기소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이를 분석하고 어떤 서류를 제출할지 판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과정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혐의를 받는지가 적시된 공소장은 일반적으로 피고인에 처음으로 법정에 출두하는 인부심리 때 공개된다.
태커피나는 "혐의의 개수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모두 하나의 혐의에서 파생된 혐의일 것이기 때문에 개수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이 사건은 "많은 면에서 황당하다"며 "'범죄'가 없으니 사실상 '사건'도 아니다"라고 혐의 자체를 깎아내렸다.
태커피나는 "법과 사실들만 두고 보면 내 경력상 가장 쉬운 사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안타깝게도 여기서 벌어지는 건 그게 아니고 그 외에 정치 같은 것들이 얽혀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정치가 사법체계에 영향을 미치고 정치를 통해 검찰을 무기화하는 위험한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이 "민주당 후원자들을 등에 업은 민주당 검사"라며 "그의 '선거운동'은 우파 후보인 공화당 후보를 뒤쫓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기소를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브래그 지검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 바 있다.
태커피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갑은 차지 않을 것"이라며 "사진(머그샷) 같은 통상적인 운영 절차는 진행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검찰이 머그샷 등을 통해 기소 사실을 과시하고, 대중들에게 광범위하게 알려 사실상 홍보 효과를 누리려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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