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도발'에 맞서는 인민해방군 조치 정당"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만남에 대해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표하는 관영매체가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을 부를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4일 '차이 총통의 미국 활동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중국의 접촉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백악관이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하지만, 양측의 공식 접촉은 백악관의 묵인하에 진행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차이 총통의 방문에 대해 백악관과 하원의장의 입장이 다르지만, 대만 문제를 중국 억제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은 같다"고 말했고,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도 "하원의장이 하는 모든 일은 사실상 백악관의 묵인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또 대만 당국의 도발에 맞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조치는 옳고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2∼3일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인민해방군이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일주일간 진행한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언급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대만 주변에서 진행한 대규모 군사훈련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도발하는 세력에 보낸 강력한 경고였다"며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어떠한 위협도 무력으로 타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대만을 상대로 강력한 무력시위를 벌일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동중국해에서 고강도 군사훈련을 하는가 하면 대만해협에 군용기를 보내는 등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의 만남에 대해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며 "중국은 확고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9일부터 미국을 경유해 중앙아메리카 수교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순방국 도착 전 뉴욕에서 약 48시간 체류했고,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인 오는 5일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매카시 의장 사무실은 "매카시 의장이 5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대만 총통과 초당적인 만남을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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