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반정부 시위 이래 4년간 노동인구 22만여명 줄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의 지난해 노동인구가 역대 가장 큰 폭인9만4천1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홍콩 정부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는 1985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다 규모 감소라고 전했다.
특히 2019년 반정부 시위 이래 홍콩 노동인구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작년까지 4년간 22만500여명이 노동 시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홍콩의 노동인구는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포함해 전년보다 2.4% 감소한 377만1천300명으로 집계됐다.
홍콩의 노동인구는 1989년 중국 당국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 탄압이 촉발한 이민 붐으로 0.4% 줄어든 데 이어 이듬해에도 0.2% 줄었다.
그러다 1992년, 2003년, 2010년을 제외하고는 1991년부터 2018년까지 계속 증가세였다.
하지만 2019년 반정부 시위에 이어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또다시 이민 붐이 일고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외국인 이탈 등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홍콩 인구는 733만3천200명으로 전년 대비 6만9천900명(0.9%) 감소했다.
홍콩의 인구는 2019년 75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 감소세를 걸었다.
특히 주민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주민 6만명이 순유출해 2019년 이후 최대 규모 유출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주민 2만7천300명이 순유출했다.
지난해 노동 시장을 떠난 9만4천100명 중 연령별로는 25∼29세가 2만8천20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홍콩 정부의 다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교육 분야(7천750명), 운송·물류 분야(7천390명), 의료 분야(6천510명) 순으로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안법 제정 후 교육계의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제로 코로나 정책 속 의료계 인력이 줄어든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은퇴자 증가와 이민 붐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가 향후 1∼2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대학교 사회과학대 폴 입 교수는 "홍콩이 베이비 붐을 경험했던 1960년대에 태어난 많은 이들이 은퇴 연령에 도달했고 홍콩에서 다른 지역이나 나라로 이민을 가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을 떠나는 이들 중에는 전문직과 중간관리층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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