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당 노동당, 선거 잇달아 승리…개헌 추진에 탄력받나

입력 2023-04-04 15:09  

호주 여당 노동당, 선거 잇달아 승리…개헌 추진에 탄력받나
103년만에 보궐선거서 여당 승리…NSW주 정권교체도 성공
앨버니지 총리 지지율 58%로 야당 대표의 2배 넘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여당인 노동당이 최근 진행된 선거에서 잇달아 승리하면서 하반기에 있을 개헌안 국민투표 통과도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주 노동당의 메리 도일 의원은 지난 1일 치러진 멜버른 동부 애스턴 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야당인 자유·국민연합 소속 후보를 6%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보수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곳인 데다 호주 유권자들은 보궐선거에서는 주로 야당에 표를 던지는 성향이 강하다. 여당이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에게 승리한 것은 192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 26일 치러진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총선에서도 노동당이 승리하며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NSW주는 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자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가 속한 곳이다. 노동당이 NSW주 집권당이 된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노동당이 NSW주를 차지하면서 연방정부를 비롯해 호주 본토의 5개 주와 2개 준주(準州) 모두 노동당이 집권하게 됐다. 노동당이 정권을 차지하지 못 한 곳은 호주 남부 섬 태즈메이니아주뿐이다.
여당이 각종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의 지지율이 그만큼 높아서다. 지난 2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앨버니지 총리의 지지율은 58%를 기록했다. 이는 야당 총수인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의 지지율(26%)의 배가 넘으며 노동당 지지율(55%)보다 높다.
이처럼 앨버니지 총리와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앨버니지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안 통과 가능성도 올라가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원주민의 존재를 인정하며 이들을 위한 대변 기구를 세우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호주 정부는 최근 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했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민 투표에 부쳐진다. 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고 6개 주 중 4개 주에서 과반 찬성이 나와야 통과된다.
호주에서는 지금까지 44번 개헌을 추진했지만, 이 중 19번만 국민투표에 부쳐졌고 8번만 국민 투표를 통과했다. 마지막 개헌 국민투표는 1999년 국가 체제를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투표 결과 부결됐다.
지난달 21일 발표된 일간 가디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개헌안에 대한 지지율은 59%였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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