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소비자 심리 코로나19 초기보다 나빠"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지난해 5월부터 10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 인상을 멈췄다.
RBA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 후 기준금리를 3.6%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다만 RBA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3%) 이내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추가 통화긴축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통화 정책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 효과가 아직은 경제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이사회는 지금까지 금리 인상의 영향과 경제 전망을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달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호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 둔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몇 달 동안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RBA의 금리 동결은 금융시장의 전망과 일치한다.
RBA는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0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 0.1%이던 기준금리를 3.6%까지 올렸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말 연 7.8%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연 6.8%로 둔화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RBA도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이 아직 RBA의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높은 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과 생활비 압박, 임대료 상승 등으로 가계 지출이 크게 둔화하면서 물가상승률도 계속해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로이 모건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호주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5주 연속 80포인트 아래에 머물러 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 상황을 과거 평균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는 의미다.
애들레이드 팀브럴 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가계 재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코로나19 발생 초기 당시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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