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反트럼프 인사까지 한목소리로 비판…"법을 무기로 정적 범죄화"
민주 "누구도 법위에 없다"며 공정한 법절차 강조…직접 맞대응은 자제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돼 형사 법원에 서자 공화당과 민주당은 상반된 반응을 내놓으면서 또다시 대립했다.
공화당은 평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인사들조차 한목소리로 2024년 대선과 맞물린 이번 기소를 '좌파 검사의 선거 개입'으로 보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은 '누구도 법 위에 없다'면서 정당한 법적 절차임을 강조했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절차가 종료된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 검사장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정치적 혐의를 적용해서 민주적 절차를 방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브래그가 연방 법 절차를 무기화한 것은 의회에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브래그 검사가 민주당 소속의 선출직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직접 공격하고 있다.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인 엘리스 스터파닉 전당대회 의장(뉴욕)도 성명을 내고 "급진적인 지방 검사의 위험하고 불법적인 과잉행동으로 부패한 극좌 민주당 당원들은 역풍을 맞고 있다"면서 "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투표함에서 대면하기보다 이 나라를 필사적으로 찢어버리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으로 대표적 친(親)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은 뉴욕으로 가서 지지 시위까지 벌였다. 그는 이번 기소를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고 "불의와 부패에 맞서야 한다"고 외쳤다고 A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과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도 각각 "이번 기소는 천박하며 이 정치적 박해는 우리나라의 어두운 날이 될 것", "정치가 되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도 검찰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은 성명에서 "뉴욕 검찰이 정치적인 어젠다를 맞추기 위해 혐의를 중범죄까지 확대했다"면서 "검사의 과잉행동은 정적을 범죄화하는 위험한 선례이자 사법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되는 것에 반대하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정당한 법적 절차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공화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은 삼가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과 법에 기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미국 사법 시스템의 법적 절차에서 외부 영향이나 위협이 있을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시위하는 것은 미국 국민의 권리지만 모든 시위는 반드시 평화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트위터에서 "형사 사법 제도의 적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동등한 (법적) 보호와 정당한 절차를 주자"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된 사람들로부터 이를 빼앗았지만, 정의는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라고 밝혔다.
애덤 시프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트위터에서 "전직 대통령이 형사적인 혐의로 기소인부절차를 해야 하는 미국 역사의 침울한 순간"이라면서 "검사가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강력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하며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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