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지난해 26개 나라에서 401명의 인권 운동가들이 피살됐으며 이 중 절반인 186명(46%)이 남미 콜롬비아에서 살해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선의 인권 운동가들'(FLD)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50명의 인권운동가가 살해돼 콜롬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다음은 멕시코(45명), 브라질(26명), 온두라스(17명) 순이었다.
남미 국가들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인권운동가 피살 건수를 합치면 전체의 80%가 넘는다.
올리브 무어 FLD 임시 사무국장은 "중남미가 여전히 인권 운동가들에게는 최악의 지역으로 확인된 가운데 어느새 400명이 넘는 인권 운동가들이 살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러시아에 의해 침공당한 우크라이나가 인권운동의 사각지대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인권 운동가 중에서도 토지와 환경, 원주민 권리 보호에 앞장서는 이들이 주로 표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FLD는 지난해 살해된 인권 운동가들 가운데 이들 분야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194명으로 전체의 48%, 특히 원주민 보호에 앞장섰던 이들이 2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무어 국장은 "이들 분야의 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운동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누군가 이들을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콜롬비아 의회는 환경운동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인 '에스카수 협정'을 비준했지만, 환경과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들은 여전히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가디언은 논평했다.
현지 비정부기구(NGO) 인데파스에 따르면 콜롬비아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벌써 36명의 운동가들이 살해됐다.
한 해 전인 2021년의 경우도 38개국에서 358명의 인권운동가가 살해된 가운데 콜롬비아에서 살해된 인권운동가 수가 138명으로 가장 많았다.
무어 국장은 "지금까지 일어난 일은 운동가들이 억압에 맞서고 정의를 위한 싸움을 계속하도록 자극했을 뿐"이라며 "국제사회가 이들과 연대해 이들을 보호하는 일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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