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도 요청 안 해"…러 "나토 확장으로 북유럽 안보 약화할 것"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새 회원국이 됐지만, 당장 핀란드에 나토 전투부대를 배치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토 관계자는 통신에 "현재 나토 전투부대를 핀란드에 배치할 계획은 없다"면서 "나토 연합군최고사령관이 지속적으로 (외부) 위협을 평가하고 있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부대 파견을 권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도 "핀란드로의 전투부대 파견을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핀란드도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카볼리 나토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은 현재 지역 방어 계획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어디에 병력을 배치해야 할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이 계획은 조만간 동맹국들에 송부될 예정이다.
나토 내에선 만만찮은 군사력을 갖춘 핀란드의 회원국 가입으로 나토의 방위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토 관계자는 "핀란드는 러시아에 대한 높은 수준의 군사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나토 동맹국들이 강화해야 할 포병과 탄약 등의 분야에도 투자해 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1천340㎞에 달하는 긴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그간 군사 중립 노선을 표방하면서도 방위비를 삭감하지 않고 오히려 자체적인 군사력 증강에 힘써 왔다.
징병제 덕분에 전시에 28만 명의 병력을 배치할 수 있으며, 군대는 오랫동안 외부 공격으로부터 영토를 방어하는 훈련을 해왔다.
이 때문에 핀란드가 오히려 다른 나토 회원국에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나토 관계자는 전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전날 나토 가입 기념식에서 "우리는 수년간 나토와의 호환성을 발전시켜 왔다"면서 그렇지만 "핀란드의 국방력을 나토 공동방위 체계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아직 상당한 작업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부터 3개월 만인 작년 5월 나토 가입 신청을 한 핀란드는 이달 4일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념식을 갖고 나토의 공식 회원국이 됐다.
'나토 동진 저지'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로써 나토와의 국경선 길이가 2배로 늘어나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게 됐다.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린 러시아는 핀란드의 나토 합류에 대한 대응을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 안보와 국익에 대한 침해"라며 "러시아는 안보 보장을 위해 전략적·전술적 대응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도 "적절한 때에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할지 공표할 것"이라면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북유럽 국가들의 안보는 강화되기보다 오히려 약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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