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지난달 27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의 방중 목적이 내년 1월 총통선거에서 야당인 친중 성향 중국국민당(국민당)의 승리와 재집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전 편집장인 덩위원(鄧聿文)은 중국이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의 방문으로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을 낮추고 대만인과 국제사회를 향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임을 보여주면서 중국 경제발전을 위한 좋은 지정학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덩 전 편집장은 마 전 대만 총통의 중국 방문이 올해 중국 정부의 내정 안정과 민간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양안의 대치 수준을 낮추기 위한 일련의 완화 기조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풀이했다.
게다가 중국이 미 전 총통의 '중화민국' 발언을 저지하지 않은 것도 양안 대결의 강도를 줄이고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시작할 연말 선거전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덩 전 편집장은 "마 전 대만 총통이 중국 내에서 '중화민국' 발언을 하도록 중국 정부가 허용한 것은 야당 국민당이 현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보다 중화민국의 존재를 중국이 받아들이도록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양안 간 전쟁 위기 회피와 평화 유지로 대만의 이익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이 국민당에 있음을 대만인에게 공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대만 보호'를 평화적으로 달성하는 것은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인정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만 여당 민진당은 92공식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어 중국 당국과 민진당의 공식 관계 발전이 불가능하므로 양안 간의 긴장 완화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덩 전 편집장은 양안이 수년간의 대치를 겪고 특히 지난해 8월 2∼3일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군의 대만 봉쇄 군사훈련 등으로 대만 내 여론의 변화가 생겼으며, 이번 마 전 총통의 방중에 대해 다수의 대만인이 반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니융제(倪永杰) 상하이 대만연구소 상무 부소장은 전날 마 전 총통의 이번 방중이 대만의 관점에서 보면 향후 있을 수 있는 양안 간 정치 협상에서 하나의 기초를 세웠다고 풀이했다.
이어 마 전 총통의 이번 방중이 "향후 10∼20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만 여론조사기관인 민의기금회(TPOF)는 지난달 13∼14일 20세 이상 성인 1천73명을 대상으로 양안 간 교류 회복과 긴장 관계 완화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대만인 76.6%가 낙관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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